개발

Marine Schedule 실제 도입 — B2B 앱의 현실적인 벽

2020-06-08·2분 읽기

만들었다고 끝이 아니다

앱을 완성하고 앱스토어에 올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쓰지 않았습니다.

B2C 앱은 앱스토어에 올려놓으면 검색을 통해 발견될 가능성이라도 있습니다. B2B 앱은 다릅니다. 아무리 좋아도 영업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씁니다.

선박 수리 업계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인디 개발자에게 이건 큰 벽이었습니다.

첫 번째 사용자를 찾기까지

소개로 조선소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앱을 보여주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는지 설명했습니다.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조직 도입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좋아 보이긴 한데, 기존에 쓰던 방식을 바꾸려면..." 관성의 힘은 예상보다 강했습니다.

결국 소규모 파일럿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실제 진행 중인 선박 수리 프로젝트 하나에 Marine Schedule을 병행해서 써보는 것이었습니다. 기존 방식을 완전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추가로 써보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현장 피드백의 힘

파일럿 기간 동안 현장에서 나온 피드백이 개발 방향을 크게 바꿨습니다.

처음에 만든 UI는 개발자 시각에서 '논리적'이었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쓰는 사람들의 손에서는 달랐습니다. 조선소 현장 직원들은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고, 선박 갑판 위에서 장갑을 낀 채로 조작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습니다.

버튼을 더 크게, 핵심 기능을 더 직관적으로 바꿨습니다. 화면 설계에서 '아름다움'보다 '현장에서 실수 없이 쓸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기준이 됐습니다.

레퍼런스의 중요성

파일럿이 끝나고 그 프로젝트가 첫 번째 레퍼런스가 됐습니다.

"실제로 이 앱을 써서 일정 관리를 한 프로젝트"라는 레퍼런스가 생기자, 다음 고객을 만날 때 설득이 훨씬 쉬워졌습니다. B2B에서 레퍼런스의 가치는 일반 소비자 앱의 리뷰 이상입니다.

첫 번째 고객을 얻는 것이 전체 과정에서 가장 어렵고, 그 다음부터는 상대적으로 수월해집니다.

B2B의 다른 점

이 경험으로 B2B 앱이 B2C와 얼마나 다른지 배웠습니다.

B2C는 개인 사용자를 설득하면 됩니다. B2B는 의사결정권자, 현장 사용자, IT 담당자 등 여러 사람을 설득해야 합니다. 영업 사이클이 길고, 계약이 복잡하고, 지원 요구가 더 많습니다.

대신 한 번 도입이 되면 더 오래 쓰고, 단가가 높습니다. 장단점이 뚜렷한 시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