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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북 개발기 2편 — 북적북적에서 배운 것, NFT와 독서통장

2026-04-17·2분 읽기
삐삐북 개발기 2편 — 북적북적에서 배운 것, NFT와 독서통장

기능만으로는 부족하다

앱을 기획하면서 한 가지 걱정이 생겼습니다.

독서 기록, 메모, 책 검색. 이 기능들은 분명 유용하지만, 다른 앱들도 비슷한 걸 제공하면 사람들이 내 앱을 굳이 쓸 이유가 없습니다.

"왜 삐삐북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답이 필요했습니다.


북적북적에서 배운 것

그 즈음 '북적북적'이라는 독서 앱이 인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찾아보니 기능 자체는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었습니다. 읽은 책을 기록하면 책 두께만큼 높이가 쌓이고, 그 높이를 달성하면 캐릭터를 수집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기능이 아니라 경험이 차별점이었습니다.

독서 기록을 단순한 데이터 축적이 아니라, 뭔가를 모아가는 재미로 만든 것. 그게 사람들을 계속 앱으로 돌아오게 했습니다.


NFT 캐릭터를 앱에 넣다

마침 저는 NFT를 몇 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NFT의 특성 중 하나가 구매자에게 사용권이 있다는 것입니다. 상업적 활용도 가능한 NFT들이었습니다. 이걸 앱 캐릭터로 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앱 이름이 '삐삐북'이 됐습니다. 보유한 NFT 캐릭터들의 이름이 '삐삐'였고, 그 캐릭터들을 독서 앱에서 수집할 수 있게 기획했습니다.

캐릭터 수집이라는 요소가 생기니까 앱의 방향이 잡혔습니다. 독서를 하면 뭔가를 모을 수 있고, 모을 게 있으면 계속 하고 싶어집니다.


독서통장이라는 아이디어

캐릭터 수집 방식을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하던 중, 흥미로운 걸 발견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이 '독서통장'을 쓴다는 것입니다. 실제 통장처럼 생긴 종이에 읽은 책들을 날짜와 함께 기록하는 것. 은행에서 돈을 모으듯 책을 모으는 개념입니다.

이게 앱에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을 읽으면 → 독서통장에 내역이 쌓인다 → 그만큼 '캐롯'이라는 재화를 받는다 → 캐롯으로 삐삐 캐릭터를 수집한다.

이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됐습니다. 독서 기록이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뭔가를 모아가는 여정이 됩니다.


재화 이름이 왜 캐롯이냐면

캐릭터 이름이 삐삐이고, 삐삐가 토끼 같은 느낌이다 보니 먹이는 당연히 당근이었습니다. 그래서 재화 이름을 캐롯(Carrot)으로 정했습니다.

사소한 결정처럼 보이지만, 이런 세계관이 앱에 일관성을 줍니다. 캐릭터와 재화, 그리고 독서통장이 하나의 이야기 안에 묶입니다.


기능과 재미의 균형

이 시점에서 앱의 방향이 두 축으로 잡혔습니다.

하나는 실용성: 독서 기록, 메모, 책 검색, 통계. 실제로 독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능들.

다른 하나는 재미: 캐롯 수집, 삐삐 콜렉션, 독서통장. 계속 앱을 열게 만드는 요소들.

두 가지가 같이 있어야 오래 쓰는 앱이 됩니다. 유용하기만 하면 필요할 때만 쓰고 맙니다. 재미만 있으면 결국 실용성이 없어서 떠납니다.